2011년 09월 17일
안철수 현상의 포인트.
(1) 백신 무료배포하고, 직원에게 주식을 나눠줬다는 등의 일화에 대한 열광에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읽을 수 있죠. 한국의 천민자본주의, 강남의 천민부르주아에 대한 반감이랄까?
(2) 그가 가진 무소속의 정체성은 한나라당-민주당은 물론이고 진보정당까지 포함한 정당정치에 대한 대중의 환멸을 보여줍니다. 하긴, 2040이면 정당정치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이론도 있습니다.
(3) 이 정권 들어와 삽질 하느라 한국의 IT경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죠. 안철수는 IT의 CEO이기에, 한국을 다시 MB의 삽질경제에서 구해낼 지도자로 여겨지는 거죠.
첨언하면, MB는 자칭 "CEO"라 하나, 사실 그의 리더십은 노가다 십장의 그것에 가까워서 일방적 명령으로 이루어집니다. 반면 안철수의 리더십은 정보화 시대에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 ('멘토링') 위에 서 있죠.
(2011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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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본 거. 응급실에 어머니를 싣고 갔더니, 병원측에서 병실이 없다더니, 더 늦게 실려온 환자에겐 병실을 주더라. 어떻게 할까요? 설문조사를 하니 이 경우 95%가 '항의할 것'이라 하고 5%만 '그냥 넘어갈 것'이라 대답.
반대로 당신이 병원측 관계자라 가정하고, 병실이 부족한데 친구에게서 병실을 부탁하는 전화가 올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경우 87%가 무리를 해서라도 친구에게 병실을 마련해줄 것이라 대답.
이게 현실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청탁(87%)이 난무하고, 동시에 거기에 항의(95%)하는 일도 난무하는 거겠죠. 이 모순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두 개의 길이 있죠. (1) 청탁을 안 하거나 (2) 항의를 안 하거나....
선진국은 '청탁'을 안 하고, 후진국은 '항의'를 안 하죠. 뭐, 그것도 나쁘지 않아요. 가령 필리핀 사람들은 '항의' 같은 거 안 해요. 그래도 행복해 하더군요. 애초에 세상이 그런 거라 믿으면 차라리 마음은 편하죠.
(2011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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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알고, 그 점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는데...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는 겁니다.
"time is fleeting, judgement is difficult." 히포크라테스의 말이죠.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그 모든 불확실성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생명의 끈입니다. 그 모든 유혹 속에서도 놓치면 절대로 안 되는...
판단하기 어려우면 원칙으로 돌아가세요. 이 바닥에서 10년 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며 온갖 집중포화를 맞으면서도 살아남은 논객이 하는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그들이 옳죠. 사실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것보다 그들의 패싸움 속에 말려 들어 멀쩡하던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력을 상실하는 것을 더 가슴 아프게 생각하니까요.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민주당,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집권 후에 한나라당의 지지자들과 똑같은 언어를 구사하고,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가 그래야 하나요?
(2011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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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정치성향 테스트. 정전이 북한의 소행으로 느껴지면 우익, 각하의 꼼수라 느껴지면 좌익입니다.
한전의 닭짓이라 느끼시는 분은 중도좌파, 천재지변이라 느끼시는 분은 중도우파.
"그니까 부카니스탄과 가카의 짜고치는 고스톱은 뭐냐고요..." 그렇게 느끼는 분은 안기붑니다.
(2011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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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터져나올 모든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검찰이 흘리는 피의사실 믿지 말고 끝까지 무죄추정하세요. 자기가 죄졌다고 자백할 놈, 한 놈도 없을 테니. 말 들어보세요. 다들 순결하고 결백하다고 하죠.
유죄/무죄는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드러난, 양측에서 공히 인정하는 팩트에 대해서 어떤 윤리적 판단을 내릴 것인가 하는 겁니다. 김상곤 교육감도 곽감이 2억을 건넨 것은 "유감"이라 그랬습니다.
현재로서는 딱 그 정도에서 그쳐야 합니다. 유죄라고 미리 단정할 필요도 없고, 무죄라는 믿음 위에서 무모한 싸움을 벌일 필요도 없습니다. 판결의 전망을 낙관할 수 없으니까요. 검찰의 잘못은 잘못대로 따지시고...
(2011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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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분노는 정당한 측면이 있죠. 그 동안 검찰과 언론이 해온 짓거리를 보면... 이 사회가 여전히 먹물에게 역할을 기대한다면(근데 기대는 하나요?), 거기에 윤리적으로 정의롭고,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전략적으로 효율적인 방향을 주는 거겠죠.
(2011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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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왜 스티브 잡스가 없나 류의 기사에 이어 한국엔 왜 코코샤넬이 없냐는 기사가 나왔다. IT, 패션보다 더 심각한 건 한국 언론 수준 아닌가. 한국엔 왜 가디언이나 뉴욕타임즈가 없나.. 오늘 본 최고의 멘션입니다
(2011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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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들은 곽감사건을 일종의 온라인다중접속 게임으로 보는 모양이에요. 즉 지지자들 많이 규합하고, 그들의 포스를 모아 뜨겁게 발산하면 승리하는 게임. 그래서 그 뜨거움에 찬물을 끼얹으면 곧바로 적, 혹은 이적행위자로 간주하여 공격하는 거죠.
하지만 이 게임에서 그들은 플레이어가 아니죠. 플레이어는 검찰 vs. 변호인, 심판은 판사, 판정의 기준은 팩트, 정황, 그리고 진술의 일관성이죠. 그들이 뜨겁게 뭉친다고 팩트나 정황을 바꾸거나, 진술에 정합성을 더해줄 수는 없죠.
가령 정봉주가 "영장발부 가능성이 30%아래"라 했을 때, 이는 현실의 예측보다는 행동의 목표치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영장이 발부돼도 그는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그건 진중권 같은 놈 떔에 목표달성에 실패한 것일 뿐이죠.
fact의 어원을 이루는 factum이 라틴어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뜻이죠. 어원 그대로 '사실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은 디지털시대의 자연스러운 특징입니다. 가령 영화의 스토리는 바꾸지 못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바꿀 수 있죠.
이런 디지털의 특성으로 인해, 법원의 판결도 게임의 스토리처럼 멀티플레이어들의 협력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착각이 자연스레 생기는 거죠. '피아구분을 못한다'...이런 건 게임의 언어죠. 아마 저들의 눈엔 제가 팀킬하는 엑스맨으로 보일 겁니다.
그래서 제가 웃는 거죠. 애초에 범주가 다른데... 뭐랄까.... 축구장에 난입하여 차전놀이 하는 격이랄까? "얘들아, 여긴 축구장이야. 나가서 관중석에 앉아 응원할래?"
내가 '얘들아, 이건 게임 종목이 다르거든?"이라고 말하면, 쟤들은 "우리는 실천하는데 넌 왜 같이 안 뛰어? 이 입진보야. 사과해, 니가 곽감을 죽였어, 이 친일파, 이명박, 조중동아...." 한 마디로 초현실적인 상황이죠.
내가 그나마 이쪽에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세요. 내가 저쪽에 있었으면 어휴.....
(2011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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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특성. 사고 터지면 자기가 먼저 '격노'를 합니다. 격노할 것은 국민이고, 책임질 것은 자신인데, 꼭 아랫 사람들 책임으로 돌려놓고 자신은 슬쩍 빠져나갑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정전 사태에도 똑같은 수법을....
정전 되면 한전 방문 격노, 감기약 수퍼판매 무산 진수희 장관에 격노, 은진수 비리 격노... 또 기억나는 격노 있나요?
(2011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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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씹는 것은 문화적으로는 재미 있으나 경제적으로 재미있는 일은 아니죠. 어차피 가실 분, 아니 이미 가신 분이니까. 싸워야 할 대상은 박근혜 집권도 일종의 '정권교체'로 인정해주는 대중의 시각.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많아요.
MB 정권 심판론이 반드시 민주개혁세력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죠. MB 정권 씹는 것은 필요조건에 불과합니다. 충분조건은 따로 있죠. 박근혜를 이명박과 분리해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negative 전략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positive 전략입니다. 노 전대통령이나 이명박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말하자면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거죠. 여기에는 진보-개혁의 싱크탱크가 필요합니다.
물론 박근혜가 '복지'를 들고나왔지만, 오세훈 사건으로 빛이 바래 버렸죠. 오세훈 50%복지, 박근혜 70% 복지, 민주당 100% 복지.... 대충 이런 이미지죠. 따라서 복지만 가지고 차별화한 메시지를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겁니다.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안철수-박경철씨가 던진 메시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개혁'이 아닐까 해요. 시장경제에 공정한 룰('정의')을 도입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며 경쟁하게... 고용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서 담당하죠.
하여튼 대기업이 잘 나가도 떡고물('트리클 다운')이 안 떨어지는 것은 그들이 중소기업의 바다에서 기술 해적질이나 하고, 세계의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할 시간에 동네 수퍼나 구멍가게랑 경쟁(?)하기 때문이죠.
중산층은 붕괴되고, 고용의 질은 떨어지고, 자영업자는 몰락하고 있습니다. 이게 민심이반의 중요한 원인이죠. 당장 아무리 어려워도 앞으로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있으면 견딜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희망'을 기획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랄까, 정의롭기 때문에 효율적인 시장경제랄까, 뭐 그런 거. 안철수 열풍에서 팬덤이라는 이미지의 거품을 걷어내면 남는 것은 바로 요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뭐, 저의 주관적 생각입니다만...
핵심은 현정권의 복고적 경제관에서 벗어나는 것. 삽질로 하드웨어 공구리 치다가 IT 경쟁력이 바닥으로 떨어졌죠. 주목할 것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에요. 안철수씨는 구글이 모토롤라 삼킨 것에 주목하더군요. 아무튼 경제발전의 전략을 제시해야 합니다.
대강만 얘기했는데, 더 정확하고 자세한 얘기는 전문가 분들이 나서서 해주셔야 할 일이겠죠. 아무튼 이상이 제가 읽는 현재의 판세입니다. 전체 판 속에서 우리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정도는 늘 의식하고 있어야죠.
(2011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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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들어 트위터상에서 뼈있는 말을 가장 조밀하게 한 진중권 대협의 멘션을 몇 가지 모아보았다.
# by 스텔스좀비 | 2011/09/17 22:52 | 참고자료 콘프로스트 | 트랙백 | 덧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