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와 민주화


사후세계가 전생의 선악을 심판하는 재판정임을 가장 잘 형상화한 그림.



사후세계란 말 그대로 인간이 죽어서 빠져나온 영혼이 사는 세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세계와는 사뭇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외계 세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영혼이 실제로 인간세계에 나타나 사후세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인간들은 갖은 상상력을 동원하여 사후세계의 형태를 그려내었다. 특히 종교의 경우에는 사후세계에 신(神)을 설정해 놓고 있다.

종교 또는 지역마다 색깔은 달라도 전체적인 구조는 아주 비슷하다. 인간들은 사후세계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선인(善人)들이 산다는 천국, 악인(惡人)들이 고통을 받는 지옥(천국보다 자료량이 상대적으로 방대하다), 사후세계에 들어오는 영혼들이 맨 처음 오게 되는 심판정으로 구분된다. 이 세계의 특징은, 선인과 악인의 판정이 힘든 중립적인 영혼들이 사는 세계는 아예 없고, 사소한 잘못까지 샅샅이 파헤쳐서 지옥으로 던져넣거나, 이것도 여의치 않으면 별수없이 천국으로 보내거나 환생하라는 의미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당시 사람들의 철저한 선악관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참고로 정해진 기간은 없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판결은 서양에서는 신(神)이, 동양에서는 염마 또는 염라라고 하는 자가 담당하며, 부하들로는 천사(서양) 또는 저승사자(동양)를 두고 있다. 이들은 지상에 있는 영혼을 사후세계로 압송하거나, 판결이 내려진 영혼들을 천국 또는 지옥으로 호송하는 것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영혼을 판결하는 데 무엇을 근거로 하는가? 종교의 경우 성서나 경전이라고 하는 성문법(成文法)이 존재하나 간혹 신(정확하게는 심판자)이 지상의 관습법을 적용해 자의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인류 역사상 종교적, 무속적 환상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시대인 지금, 사후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옛날에 비해 민주화되었을까? 아니면 위에 언급한 대로 유지되고 있을까? 민주화된 영혼들이 혁명을 일으켜 신 또는 염라라는 독재자를 끌어내리고 민주화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혁명에 실패해 대거 지옥으로 끌려가지 않았을까? 그것도 아니면 사후세계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체념해 혁명을 일으킬 생각조차 안한 것일까?


오늘의 석줄요약

1.사후세계는 천국, 지옥, 심판대로 구성되며, 한명의 심판자가 경전 또는 관습법을 소급해 영혼을 판결한다.
2.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영혼들의 의식이 민주화된 지금, 사후세계는 얼마나 민주화되어 있을까?
3.사후세계는 단지 사후세계일 뿐, 영혼의 심판장으로 변질시켜 묘사된 걸 보면 한숨만 나온다.

by 불꽃빅장교사 | 2005/07/31 00:12 | 사설잡담 콘프로스트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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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시아 at 2005/07/31 00:21
사후세계라는 관념이 만들어졌을 때가 봉건시대(혹은 그 이전)이었으니 현대의 정치제도가 끼어들 틈이 없지요.

새로운 사후세계의 모습이 필요합니다.
Commented by 불꽃빅장교사 at 2005/07/31 11:57
어디까지나 제대로 된 사후세계 건설은 죽은 사람들에게 달린 문제니 말이죠...
Commented by 뉴타입인간 at 2005/08/01 00:30
제 생각이지만 사후세계는
권력자들이 사후세계 가서 반란일으키고..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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