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베유감

 시드노벨이 왜 까이냐면요


 [1]
 내가 예전에 설정에 공을 들일수록 스토리의 품질은 현격하게 저하되기 쉽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시드노벨이 딱 그 꼴이다. 전문지식까지 총동원하면서 배경과 인물의 설정 설명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스토리 구성을 등한시하고 있으니 작품에 몰입되기는커녕 보는 내내 불편함만 가중된다. 어디까지나 설정은 양념에 불과할 뿐, 모든 재미는 스토리에서 우러나온다. 

 [2]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도무지 감정 이입이 되지를 않는다. 나와 비슷한 처지와 사고방식을 가진 것도 아니고, 내가 대놓고 하악거릴 수 있을 정도로 이상적이지도 않고, 전파스러운 사고로 나로 하여금 골때리는 웃음을 날려주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마치 나와는 다른 차원에서 살다가 온 것 같은 꽤나 겉도는 존재투성이만 있다. 이런 캐릭터에게 어떻게 관심 0.1mg을 제공해 준단 말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일러스트는 꽤나 좋은 게 많다. 차라리 만들고 욕만 얻어먹을 게 뻔한 설정놀음 투성이의 라노베는 때려치우고 화보집을 만드는 게 어떨까?

 [3]
 시범케이스(...)로 시드노벨이 신작을 내놓는 족족 십자포화를 얻어맞고 있지만, 사실 국적 불문하고 라노베 전체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대개 특이한 소재를 가지고 와서 대박을 터뜨린 사례도 있기는 하지만(그렇게 따지자면 라노베 치고 특이하지 않은 소재를 다룬 게 어디 있단 말인가?) 대다수의 라노베도 시드노벨과 비슷한 혹평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정말로 작가들이나 편집자들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한다면 일단은 소설의 기본부터 되돌아보라고 권고하고 싶다. 어디까지나 소설의 기본은 플롯이지 설정놀음이 아니다(라노베 또한 소설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인정하는 이상). 


 ps.내가 마음놓고 라노베를 즐길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by 스텔스좀비 | 2008/07/24 15:25 | 사설잡담 콘프로스트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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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시아 at 2008/07/24 18:44
아직 살아있습니까? 아무튼 살아있으니 다행이군요.
Commented by 스텔스좀비 at 2008/07/25 00:47
저 아직 멀쩡해요.. ㅜ.ㅜ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8/07/24 22:59
재밌는 것 몇개만 추려내면 장땡...
[그 뒤에 널려있는 지뢰작들을 생각하면 우울해지지만요]
Commented by 스텔스좀비 at 2008/07/25 00:47
지르기 전에 리뷰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되는 서글픈 세상이 도래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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