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소통 대신 공권력…‘민주시계 거꾸로’ (한겨레)
[1]
산소의 소중함은 잘 알고 있겠지만, 평소에 그것을 체득하고 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 지금까지 숨 쉬고 사는 데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아직까지는 모자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당연한 사실조차도 망각하기가 쉽다. (산소 없이는 단 5분도 살아있기 힘들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산소뿐만이 아니다. 물도 그렇고, 태양, 식품 등이 소중한 이유는, 그것이 없이는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몇십 년에 걸쳐 살아가는 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별 무리없이 얻어왔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모르고 있다. 다만, 없거나 모자라면 그제서야 깨닫는다. 그정도로 인간은 안일(安逸)하기 쉬운 존재이다.
[2]
이번 사태로 여기저기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까는 세력이 늘고 있다.(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세력일 수도 있고, 개인 단위로 활동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시위가 불법이니까 니네들이 나쁜놈이네, 왜 차도로 내려와서 길 다 막고 지랄이네, 시위해봤자 뭐가 달라지니, 전교조 같은 좌익세력들이 선동하네....... 동원할 수 있는 음모론이 총동원된다. (
여기로 가보시라. 아주 가관이다.)
황천에 계시는 민주화 열사들이 이 뻘소리를 듣고 참으로 좋아하겠다? 안그런가?
시위가 불법이라던가, 좌익세력들이 선동한다는 뻘소리는 앞의 포스트에 반박을 했으니 여기서는 생략한다.
왜 차도로 내려와서 길 다 막느냐고? 미안한 얘기지만 서울시내에서 시위할 만한 장소가 어디인지 예를 들 수가 없다. 왜냐하면 시내에 광장이랄까, 많은 인파를 모아두고 시위를 벌일 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끽해야 시청앞, 서울역, 여의도 광장 정도?)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문제는, 시위 장소로 주로 선택하는 세종로(시청앞,광화문 등)와 그 주변은 대한민국의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이다.(정부종합청사 같은 국내권력, 미국 대사관 같은 외세권력, 조중동 같은 언론권력 등) 근데 세종로 주변에 인파들을 모아놓고 시위를 벌일 만한 장소가 어디 있단 말인가? 건물,인도,차도가 전부인 공간에서. 필연적으로 차도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근데 외국에서도 차도 다 막고 시위 벌이지 않나?)
시위해 봤자 뭐가 달라지냐고? 내 생각으로는 당신같이 냉소적인 척 하는 사람들 때문에 아무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본다만? 말로만 소통부족을 통감하면서도 행동으로는 공권력을 앞세워 언론을 탄압하고, 시민들을 때려잡는 현 정부를 상대로 대화로 해결하고, 안되면 아주 버로우를 타야 한다는 몇몇 이상주의자들에게 말해두자면, 어차피 이명박과 정부는 대화로 해결할 생각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이다.(대화로 한다면 캐발릴 게 뻔하기 때문에) 사정이 이러니 무슨 말을 해봐야 씨알이나 먹히겠는가? '말로 해서는 안 되는' 놈들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시위라는 말만 나오면 그렇게 사람들이 성인군자가 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못할 게 뭐가 있냐고? 이승만을 우리 손으로 권좌에서 몰아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3]
4.19부터 시작해서 87년 민주항쟁을 거쳐 지금까지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졌다.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자유와 권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에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쟁취하려고 숱하게 노력해 왔다. 힘들게 얻은 자유를 수호하고 유지하기는 커녕, 여기저기서 자유를 가볍게 여기는 자들이 나타나서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이명박이 헌법을 무시해 가면서까지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볼썽사납다는 이유로, 불법 폭력이라는 이유로, 국가권력에 덤빈다는 이유로, 이래봤자 아무것도 안된다는 이유로 이번 시위를 비롯해 민주주의적 자유의 쟁취 노력 전반에 대한 의미가 쉽게 폄훼된다는 사실은 아예 어불성설이다. 당신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사실은 왜 쉽게 망각하나?
나라를 위해 끝까지 싸운 순국선열을 기릴 줄 아는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권력과 싸우다 목숨을 바친 열사에 대해서는 어찌하여 욕되게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ps.[3]을 쓴 이유는 모 클럽에서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는 인간 때문에 썼다. 현재는 글이 삭제되어 남아있지 않다.